충청북도는 5년여의 우여곡절 끝에 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이라는 결실을 따내기 까지 말 못했던 긴박한 순간들이 많았다. 특히 업무를 담당했던 경제자유구역팀원들은 예비지정이라는 160만 도민의 염원을 성취하는 과정에는 무엇보다도 이시종 지사의 집요하고도 끈질긴 업무추진 성격과 승부사적인 결단이 돋보인 사건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지사는 취임 이후 끊임없이 지식경제부와 민간평가단, 경제자유구역위원 등 모든 관계자들을 상대로 때로는 읍소하고, 때로는 논쟁하고, 때로는 지역구의원들을 통해 압박하면서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의 당위성을 설득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9월초 지식경제부로부터 충북경제자유구역이 예비지정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질을 받으면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향해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9월 7일 오송역세권 일부 주민들이 경제자유구역 제외 탄원서를 지식경제부에 제출하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난관에 직면했고, 지식경제부는 9월 18일까지 민원을 해결하지 않으면 예비지정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

9월 10일 오송역세권 비상대책위와의 1차 협상 이후 수차례의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비상대책위 측에서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내용을 문서화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의견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오송역세권 비상대책위와 협상에 진전이 없자 이시종 지사는 지식경제부와 ‘민원해결을 조건으로 예비지정’ 해달라는 협상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최종 지정 전까지 민원해결을 약속하는 확약서를 만들어 지역구 국회의원 4명과 함께 서명하여 9월 12일 제출했고 이 확약서를 받은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충북의 의지에 놀라는 한편 많은 압박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운명의 9월 18일,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식경제부에 힘겹게 요청하여 하루의 시간을 더 벌었지만 9월 19일 최종 협상마저도 결렬되었다.

9월 19일 오후 6시, 지식경제부는 ‘충북은 제외한다.’는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또한, 9월 20일 오전까지 신청 철회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만일 철회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되어 금년 중에는 다시 상정할 수 없다고도 하였다. 5년여의 모든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시종 지사는 9월 20일 10시 기자브리핑을 통해 그간의 추진과정을 도민께 보고하는 일정을 잡을 것을 지시하였고 지역구 국회의원 5명과 시장․군수에게 사전 통지해 줄 것도 지시하였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기적처럼 반전의 서막은 시작되었다. 9월 19일 오후 9시경 노영민 의원으로부터 이 지사에게 전화가 왔고, 내일 오전 지식경제부에서 충북 처리 건에 대해 대책회의를 갖기로 하였으니 기자브리핑을 연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운명의 9월 20일, 아침부터 이시종 지사와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와의 전화 협상이 시작되었다. 지식경제부는 9월 25일 회의 자체를 1달 정도 연기할 테니 그동안 민원을 해결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떠냐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고려할 때 1달이 지난다고 해서 민원이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었고 이때 이시종 지사가 회심의 협상카드를 뽑아들었다. 오송역세권을 제외하는 대신 외국인 정주여건 기능을 오송 2산단에 재배치하자는 안이었다.

그리고 9월 20일 오후 4시 과천에서 지경부 고위관계자와 서덕모 정무부지사간 실무협상이 마무리됨으로써 꿈만 같았던 충북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이 사실상 결정되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충북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이라는 가슴 벅찬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 지사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충북도가 당초 준비했던 원안대로 지정을 받지 못하고 오송 역세권 지역이 제외되었기 때문이다.